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불황에 떨지 않는 은행이 하나 있다. 불황은커녕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바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중동 제2복지회관 2층에 자리잡은 ‘서로사랑옷은행’이다. 알뜰주부들은 물론 용돈이 넉넉지 못한 중고생들이 주로 이용해 왔던 이곳에 IMF한파 이후 찾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
옷은행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몸에 맞지 않거나 싫증이 난 옷 3벌만 기증하면 평생회원이 된다.
회원은 옷은행에 전시된 쓸만한 옷들을 단돈 1천원에 가져 갈 수 있다.
옷은행이 문을 연 것은 93년 4월. 분당신도시 입주가 한창이던 당시 “입을만한 옷들이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아파트관리원들의 말을 듣고 이영성(李英成·58·여·경기도의회 의원)씨 등 5명이 모여 상설옷은행을 열기로 하고 이씨를 행장으로 선임했다.
처음에는 중원구 상대원동 이씨의 집 3층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했으나 회원수가 1천5백여명을 넘어서면서 전시공간이 부족, 시의 도움을 받아 현재 장소로 이사했다. 그래도 보관장소가 모자라 공설운동장내 창고 일부를 빌려쓰고 있다.
현재 회원수는 4천여명으로 그동안 옷은행을 거쳐간 의류는 자그마치 35만점. 이 가운데 30%는 회원들 손에 들어갔다.
나머지는 옷을 필요로 하는 외국으로 보냈다. 옷이 너무 많아 고민하던 중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옷보내기 운동’을 제안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북한에 5백박스(1박스 여름옷 1백80점,겨울옷 30점)를 보낸 것을 비롯,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크 태국 탄자니아 르완다 솔로몬군도 남아공 등에 ‘사랑의 옷’을 전달했다.0342―41―3568
〈성남〓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