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09)

  • 입력 1998년 1월 10일 20시 40분


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77〉 이튿날 아침이 되자 처녀들은 나를 목욕탕으로 데리고가 몸을 씻어주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혀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온갖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으로 나를 안내하였습니다. 마흔 명의 처녀들과 나는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으며 잔을 돌렸습니다. 처녀들은 더없이 유쾌하게 웃고 떠들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행복해 보이는 것은 역시 간밤에 나와 동침했던 처녀였습니다. 그녀는 애써 내 눈길을 피하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밤새도록 쾌락을 맛본 처녀에게서나 볼 수 있는 그윽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나와 눈길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녀는 빨갛게 뺨이 달아오르면서, 황급히 눈길을 피하곤 했습니다. 지난 밤에 지울 수 없이 강렬한 쾌락을 맛본 그녀는 사십 일이 지난 뒤에 다시 맞이하게 될 밤을 벌써부터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하루 나는 처녀들과 더불어 화원을 산책하기도 하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밤이 되자 우리는 다시 먹고 마시고 노래하며 즐겼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나는 눈빛이 강렬하고, 입술이 장미꽃 봉오리처럼 아름다우며, 나긋나긋하고 우아한 몸매를 한 처녀를 선택했습니다. 내가 새로 선택한 처녀의 아름다움은 눈이 부실 만큼 강렬했습니다. 빨아들일 듯한 눈빛, 불타는 듯한 입술, 차분하고도 은은한 미소 따위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젖가슴은 풍만하고, 허리는 가늘고 유연했으며, 다리는 매끈하고 탄력있었으며, 몸매는 더없이 우아했습니다. 그날밤의 처녀는 지난 밤의 처녀와는 전혀 다른 쾌락을 나에게 선사하였습니다. 그녀의 입술은 불같이 뜨거웠고, 그녀의 몸짓은 격정적이었습니다. 그 탄력있고 싱싱한 야생마를 나는 그날밤 지칠 줄 모르고 길들였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처녀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뜨겁고도 강렬한 쾌락을 나는 난생 처음으로 맛보았습니다. 그 뜨거운 정사가 끝난 뒤 처녀는 그 사이에 더없이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감동에 찬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알라께 맹세코, 오늘밤에 저는 비로소 한 사람의 여자로 태어난 것만 같아요. 그런데 당신은 왜 하필이면 저를 두번째로 택하셨나요?』 그녀가 이렇게 묻자 나는 짐짓 대답했습니다. 『그건 당신이 제일 예쁘기 때문이라오』 『어머!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어요? 제일 예쁘다면 당신은 저를 제일 먼저 불렀을 텐데 말이에요』 『그건 당신이 몰라서 하는 말이오. 당신이 제일 예쁘다는 건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당신을 먼저 택하면 다른 처녀들은 질투할지도 모르잖소』 『어머! 당신은 둘러대기도 잘하는군요. 능청스러운!』 이렇게 말하며 처녀는 내 가슴패기를 때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내심으로는 몹시 기뻤던지 쌩긋 웃었습니다. 그 미소가 견딜 수 없이 귀여워 나는 다소 짓궂게 그녀를 자빠뜨리고 희고 풍만한 그녀의 젖가슴 위에 올라앉았습니다. 탄력있는 처녀의 젖가슴을 타고 앉아있으려니까 나의 음경은 다시금 불끈 솟구쳐 올랐습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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