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아르헨티나의 한 축구경기장에서 취재중이던 칠레 TV카메라기자 한명이 쓰러졌다. 열성 축구팬이 쏜 폭죽 파편에 맞아 숨진 것.
이에 앞서 19일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축구장에서 관중 한명이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10월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월드컵최종예선 경기도중 양국 축구팬들이 맞붙어 경기장이 아수라장이 됐고 3월에도 네덜란드에서 로테르담 극성팬이 아약스 팬을 때려 숨지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축구경기장의 난동꾼 ‘훌리건’의 행태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폭력도 서슴지않는다. 숫자도 수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훌리건 퇴치 여론이 비등해졌다. 잭 스트로 영국 내무장관은 지난해말 훌리건 퇴치를 위한 전 유럽경찰 공조체제 구축을 역설하고 나섰다. 아르헨티나에선 경기장내 폐쇄회로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마련중이다.
하지만 축구관계자들은 회의적. 훌리건 퇴치안이 줄줄이 나왔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것. 올 6월 프랑스 월드컵의 골칫거리중 하나도 훌리건 퇴치문제.
그러던 중 네덜란드 검찰이 마침내 몽둥이를 들었다. 훌리건에 대해 ‘범죄단체 결성 혐의’를 적용키로 한 것이다.
검찰은 13일 지난해말 훌리건 소탕작전중 체포된 아약스 열성팬 14명을 오는 3월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5년의 징역형을 받게된다. 축구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그러나 축구경기장은 극성팬의 난동으로 항상 얼룩져왔다.
이젠 스탠드에서 훌리건이 사라질 것인가. 네덜란드 검찰이 휘두를 철퇴의 위력을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배극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