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숨진 한 미국인할머니가 얼굴도 모르는 채 11년간 후원해왔던 한국인여성에게 유산으로 남긴 2만달러(약 3천7백만원)가 주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
상속자의 이름은 황보정희. 70년부터 81년까지 한국지역사회복리회의 후원을 받았으며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708의7에 살았다. 81년 전문대에 입학한 뒤 장영철이라는 남자와 결혼했으며 현재 나이는 34∼39세로 추정된다.
이같은 사연은 지난해 11월17일 한국지역사회복리회에 날아든 한장의 팩시밀리에서 시작됐다. 마크 워커라는 미국인 이름으로 된 이 팩시밀리의 내용은 황보정희라는 여성에게 ‘상당한 양’의 재산이 상속됐으니 이 여성을 찾아달라는 것.
복리회에서는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녀의 미국인 후원자가 꾸준하면서도 정성어린 후원자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보씨를 담당했던 직원이 3년 전 병으로 숨진 뒤 그녀의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60년생부터 64년생까지 같은 이름을 가진 5명을 찾아냈으나 주인공이 아니었다. 옛주소로 살던 곳을 찾아가봤으나 이미 재개발돼 옛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는 상태.
복리회는 워커에게 이같은 사정의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워커는 지난해 12월17일 다시 팩시밀리를 보내왔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만일 황보씨를 못찾는다면 황보씨에게 남겨진 유산은 미국정부로 넘어가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황보씨를 찾는 데 드는 돈도 부담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본사 취재진의 확인 결과 워커에게 유산 상속을 의뢰한 사람은 켄터키주에 살다 지난해 80세로 숨진 로이스 밀러이며 상속액은 2만달러. 02―459―5504, 8469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