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사 한국경제조사단은 재벌개혁과 노사정(勞使政)위원회 발족이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 조사단은 또 한국이 최근 경제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신용평가기관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무디스사는 지난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조정해 외국인의 국내투자 기피 및 투자 회수와 우리측의 해외 차입난을 가중시켰다.
무디스 조사단의 다케모토 가즈미(竹本和身·무디스 일본사무소 이사)상담팀장은 14일밤 서울 조선호텔에서 본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재벌개혁과 노사정위원회 발족 등이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케모토 팀장은 “우리 조사단은 외환보유고와 환율 금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현상들도 모두 고려한다”며 “노사정위원회 발족 등 긍정적 변화들을 중요한 고려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의 패트릭 윈즈베리 부장도 “한국은 현재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있다”며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된 사실은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윈즈베리 부장은 “노사정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합의를 이루어낼지, 모든 경제주체들이 얼마나 고통을 견뎌낼지가 중요하다”며 “근로자들에게는 아직 고통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케모토 팀장은 외국 채권은행단과의 외채상환 협의와 관련,“뉴욕협상의 결과는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조정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신용등급 조정은 현상에 영향을 받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의 회복전망에 대해 그는 “한국은 응집력이 강한 민족으로 한가지 목표를 향해서 온 국민이 단결한다”며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는 아직 상황이 안정되지 않았으며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 “반면에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명확하며 경제주체들도 모두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한국에 온 무디스 조사단은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 16일 출국한다.
한편 정부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평가를 조기에 상향조정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