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사진기는 1839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였다. 사진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내 흥분에 휩싸였다. 당시 프랑스의 신문은 이 ‘중대한 발명’에 대해 ‘빛이 그려내는 영상을 고정시키는 방법이 고안됐다’면서 ‘화가에게 절망감을 줄지 모르지만 마치 자연을 보는 것처럼 완벽하게 묘사한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분은 이 기계로 각국의 멋진 기념물과 경치를 담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급속도로 전세계에 퍼져 나갔다.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 사진술이 도입된 것은 1840년대로 사진기 발명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이에 비해 우리 나라는 1880년대에 뒤늦게 소개됐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초창기에는 어린이를 잡아다 사진약을 만든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으며 사진기가 사람의 혼을 빼가는 마술상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사진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영상이 지배하는 미래사회에 핵심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필름을 통해 인화지에 영상을 옮기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아예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카메라 시대로 접어드는 단계다. 그러나 우리 사진의 현실은 크게 뒤떨어져 있다. 국내 문화장르에서 차지하는 비중조차 미약하기 그지없다.
▼문화체육부는 올해를 ‘사진영상의 해’로 정하고 14일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행사들이 올 한 해 동안 계속된다. ‘사진영상’이란 단어는 사진 뿐만 아니라 동(動)화상이나 비디오아트 등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진의 세계를 포용하겠다는 뜻이다. 경제난국으로 문화분야에 대한 관심이 전같지 않다. 거품은 걷어내야 하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인 문화가 뿌리째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사진 이외에도 문화 전반에 대해 각별한 애정이 요구되는 때다.
홍찬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