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에는 다른 부모들과 똑같았어요. 우리 아이만큼은 특별하게 자라주길 바랐죠. 그러나 이제는 변했어요.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해주면 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부이면서 창조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온영주(溫永珠·36·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씨. 그녀는 창조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많은 걸 배운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온씨가 창조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96년 여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태우를 처음 이 학교에 보내면서부터.
일곱살에 입학해 친구들보다 한살 적은 태우는 학교생활에 소극적이면서도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항상 고민거리였다.
그러다가 ‘주민생활협동조합’에 가입하면서 창조학교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곳이야말로 아들의 개성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창조학교의 운영방식을 보고 처음엔 아이가 더 산만해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러나 ‘창조학교에 다니더니 발표력도 늘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낸다’는 학교 담임교사의 칭찬을 듣고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학부모’에서 ‘선생님’으로 변신, 교육현장에 뛰어든 뒤 온씨는 아이들의 세계를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됐다.
“아이들은 지난 여름 생태학교에서 배운 곤충이름과 풀이름을 지금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평소 산만해 보여도 자신들이 관심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만큼 집중력이 높다는 거지요.”
온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른 집 아이들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내 자식에게는 관대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아이가 도대체 왜 이럴까’하는 걱정이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은 다 이렇구나’하고 이해하게 됐다는 것. 온씨는 아이를 창조학교에 보내기 시작한 뒤 그동안 억지로 등을 떼밀어 보내던 피아노와 태권도 과외를 그만두었다. 그러나 학원가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던 태우가 요즘에는 그림을 배우고 싶다며 미술학원에 보내달라고 자청하고 나섰다. 온씨는 “억지로 시키는 것은 아이의 반발심만 키운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