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차기대통령은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난산끝에 출범한 노사정위원회의 노측은 탈법적인 정리해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단은 벌써 정리해고를 도입했다. LG 스포츠단이 얼마전 전 직원들의 사표를 받아 7명을 내보냈다. 현대도 5명을 줄였다. 이런 현상은 LG와 현대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각 구단은 구조조정을 하며 공통적으로 마케팅 부서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했다. 이를 통해 아직도 기업들이 야구단을 단지 ‘홍보의 전위대’쯤으로 여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올해로 17년째. 하지만 구단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근근이 생계를 꾸려간다. 적자폭은 매년 40억∼7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99년부터 결합재무제표가 도입되면 구단이 지금껏 받아오던 지원금이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국내에서 프로야구는 설 땅을 잃을 수도 있다.
프로야구단이 살아남는 길은 구단 스스로가 부를 창출하는 수 밖에 없다. 야구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관중들이 야구장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건 바로 마케팅 부서의 몫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각 구단은 경제논리로 마케팅 부서를 축소한다. 나름대로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경제도 유기체다. 늘 어려운 것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위안해주는 역할을 프로야구가 떠맡는 건 어떨까. 각 구단은 그런 역할을 마케팅 강화로 이행하고 한국야구위원회는 구단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떠맡는게 어떨까.
프로야구도 산업이라는 인식이 절실한 때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