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업들,1년짜리 회사채 허용 요구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현행 3년짜리 외에 1년짜리 회사채 발행도 허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금융계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은 회사채 차환(借換)발행이 어려워진 중견 및 대기업들이 대부분 거래은행에 회사채 만기분에 해당하는 거액의 신규대출을 요구함에 따라 시작됐다. 올들어 4월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모두 5조2천억원. 그러나 이를 상환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다시 발행하는 차환발행은 거의 안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최근 오랜 거래기업에 3백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분 가운데 1백억원을 신탁대출했더니 다른 거래기업들이 너도나도 대출을 요구해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의 경우 과거 연13%로 발행했던 회사채를 연25%이상으로 3년짜리를 다시 발행하면 이자부담이 너무 커 1년짜리를 발행하려 했으나 증권시장의 규제 때문에 무산됐다. 조흥증권의 한 임원은 “중소기업들은 작년 6월부터 1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으나 중견 및 대기업들은 불가능하다”며 “회사채 만기를 앞둔 중견 및 대기업의 1년짜리 발행 문의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21세기 향영리스크컨설팅의 이정조(李定祚)사장은 “1년짜리 회사채 발행을 허용해야 은행대출에만 목을 매는 기업들을 풀어줄 수 있다”며 “다소 부작용이 있겠지만 한시적으로 이를 허용해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대그룹을 제외한 기업들은 3년간 보증을 서 줄 기관을 못 구하고 있으나 만기가 짧아지면 보증받기가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계 일각에서는 “회사채 만기가 짧아지면 당장 극한상황을 피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발행 때마다 보증수수료 및 발행수수료 부담이 있고 기업의 단기성 부채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전체 자금 가운데 회사채를 통해 95년에 16.8%, 96년에 18.8%를 조달했으나 작년 상반기(1∼6월)에는 8.0%로 위축됐다. 반면 종전에는 35%미만이었던 은행 및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의존도가 작년 상반기에는 52.8%로 치솟았다. 〈윤희상·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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