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미술가협회장 이병복(李秉福·71)씨가 무대미술 인생 30년을 기념하는 자료집을 펴냈다.
이 자료집에는 극단 자유창단 작품인 ‘피의 결혼’부터 97년 공연된 ‘그 여자 억척어멈’까지 그가 작업한 71개 연극의 무대미술 중 16개 작품의 공연사진 무대스케치 의상자료 등이 실려있다. 축적된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무대미술 분야의 첫 역작이어서 우리 공연사 연구에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66년 극단 자유 창단이래 줄곧 대표직을 맡아왔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를 뜯어 해체할때는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지요. 의상이며 소도구, 온갖 자료들을 창고안에 모아왔는데 5년마다 한번씩 정리하다가 후학들을 위해 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자연의 품안에서의 진솔한 삶을 동경해온 그는 종이와 헝겊 흙 지푸라기 등의 소재를 통해 한국의 원형을 단순하고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해 왔다. “제가 처음 작업을 할때만 해도 무대미술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냥 무대장치, 의상 소도구일 뿐이었지요. 무대미술의 고유영역을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우수한 무대미술가 배출에 힘써온 그는 20일부터 잇따라 무대디자인 워크숍(02―743―7635), 마스터클라스 등을 마련한다.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