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동안 국내은행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주택은행의 신명호(申明浩)행장은 뜻밖에도 “올 한해는 우리 은행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일부 부실금융기관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상당부분이 이 은행으로 몰리는 등 유례없는 호기(好機)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은행은 작년 1천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은행중 1위를 했다. 특히 유가증권평가손을 100% 적립하고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은 121%나 적립, 내용면에서도 다른 은행들을 압도한다.
신행장은 그러나 “이같은 경영실적은 앞으로 겪게될 어려움을 생각할 때 조금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는 기업부도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뿐만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들과 경쟁하기에는 몸집이 지나치게 크다는 설명.
신행장은 “수익성 없는 점포를 과감하게 줄이는 등 철저한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함으로써 앞으로 맞게될 경영난을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행장은 또 “임직원 임금을 줄여 마련한 재원으로 특별퇴직금을 지급,은행의 추가부담 없이 과잉인력의 퇴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