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주들이 택시에서 내린 사람들을 잡아끌듯 데려간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입구. 최근 서울지검에 의해 10대 윤락업 혐의로 업주와 건물주인이 구속된 속칭 ‘꿈의 궁전’. 얼마전 검찰의 철퇴를 맞긴 했지만 한밤중이면 여전히 문을 연다.
두꺼운 벽과 높은 철제대문으로 둘러싸여 밖에서는 불빛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외형상의 침묵은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돌변한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음악소리가 귀를 때린다.
실내는 2층으로 나뉘어 작은 방들이 줄지어 있다. 세군데의 입구에는 각각 소파와 테이블을 갖춘 응접실까지 있다. 술취한 남성들이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멀티미디어 화면과 노래방시설, 조명을 갖춘 호화로운 방에서 술을 마신 뒤 아가씨들과 작은 방으로 향한다. 손님들을 안내하는 여성 지배인은 “이곳은 시설과 장식이 다른 집과 다르고 아가씨들도 모두 10대”라며 자랑한다.
한 아가씨는 “모두 60개의 방이 있다”고 말했다. 손님 중 한명이 아가씨가 불친절하다며 폭력을 휘두르자 짙은 화장을 한 아가씨가 비명을 지르며 복도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소란도 잠시. 앳돼 보이는 아가씨들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바쁘게 움직였고 손님들도 아가씨들을 재촉했다.
어느 손님이 “언론에 보도돼 고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성 지배인은 “우리집 스타됐어요”라며 오히려 자랑한다. 뒤이은 손님사이에서 “바로 이 집이냐”는 소리가 들린다.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 투다. 검찰의 수사와 여론의 눈총도 신경쓰지 않기는 업주와 손님 모두 마찬가지였다.
경찰과 구청직원들도 “단속때면 눈치를 보다 미리 피하고 제보도 적게 들어와 적발이 어렵다”고 말할 뿐이었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