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부족하고 땅도 좁은 나라. 그러나 불리한 여건도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23일 80년초의 위기를 극복한 네덜란드의 경제개혁 과정을 소개하는 연구보고서에서 “좁은 국토는 국민들의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변화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나라는 지나친 임금인상과 심각한 노사갈등, 재정적자의 확대 등으로 80년초 최악의 경제위기 국면에 빠졌으나 임금억제, 공기업민영화,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개혁정책 등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했다.
네덜란드는 81, 82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매달 1만명씩의 실업자가 속출하자 노사 양측이 82년말 임금억제를 통한 고용창출에 합의했다. 정부는 재정적자 원인이던 사회보장제도에 칼을 들이댔다. 사회보장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켰던 제도를 폐지하고 월지급액을 30%포인트 삭감했다. 사회보장제도 수혜대상도 대폭 축소했다.
80년대 말부터는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던 우편 통신회사 KPN과 국영화학회사 DSM, 공무원연금공단 등을 대거 민영화했으며 올초에는 새로운 경쟁촉진법을 제정했다.
이런 지속적인 경제개혁에 힘입어 네덜란드는 90년대 들어 유럽연합(EU) 평균수준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3.1%로 EU 평균치(2.6%)를 넘어섰고 고용증가율도 1.9%로 역시 EU 평균(0.4%)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