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차림으로 최고급 목제책상과 푹신한 가죽의자에 앉아 여유 있게 결재를 한다.
월급쟁이들에게는 부럽기만 한 최고경영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 체이스맨해턴은행의 도널드 레이턴(47) 국제담당부회장은 이같은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책상 앞에서 해야 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기본업무는 외환 및 선물거래를 담당하는 뉴욕 본사의 트레이딩룸을 돌아다니며 딜러들을 독려하는 일.
그는 “싱가포르 달러가 15분전과 어떻게 다르지?” “홍콩 주가가 간밤에 3%나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균형예산안을 내놓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식으로 툭툭 질문을 던지며 접근한다. 이래서 그는 ‘사감선생님’이라 불린다.
레이턴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달라진 경영환경에 적응하도록 채근하면서 “‘은행원’이란 생각을 버려라. 여러분은 은행을 위해 일하는 세일즈맨이다”라고 강조한다.
〈김승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