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하면 당장 생계비가 걱정이다. 월급봉투 대신 남은 것은 퇴직금.
이럴 때 월이자지급식 상품은 다소 의지가 된다. 퇴직금을 축내지 않아 좋고 다달이 나오는 이자가 있어 남에게 자존심 구기는 소리를 하지 않아 더욱 좋다.
요즘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관심이 높아졌다. 앞으로 정리해고가 본격화하면 더욱 인기를 끌 전망. 월이자지급식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는게 유리한지 자세히 알아보자.
▼어떤 상품이 있나〓얼마전까지 은행창구에서는 월이자지급식 상품으로 대개 월복리신탁을 추천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기예금 형태인 실세금리연동형 상품과 특판상품을 꼽는다.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은 기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 6개월 예치시 연 18%를 지급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3개월짜리는 연 15%에서 18% △6개월짜리는 연 16%에서 19%로 올렸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3개월 연 18% △6개월 연 19% △1년 연 17%짜리 실세금리연동 정기예금을 2월말까지 한시판매하고 있다.
▼중도해지하면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아무 생각없이 만기가 긴 이자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
갑자기 돈이 필요해 해약하면 원금을 다 못찾을 수 있다. 즉 당초 확정금리보다 낮은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돼 이미 받았던 이자를 돌려주고 나면 퇴직금 원금이 축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퇴직금을 예치할 때는 운용기간을 신중히 고려, 만기를 결정해야 한다.
▼세금우대를 활용하는 게 좋다〓실세금리 연동상품이 고수익상품이다 보니 세금우대가 안된다고 지레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대부분 금리연동상품은 모계좌가 정기예금으로 1인당 1천8백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이 있다. 올해부터 금융상품 이자에서 공제하는 이자소득세가 22%로 대폭 인상돼 세금우대(소득세 11%)로 얻은 이익은 더욱 커졌다.
또 하나 기억해둬야 할 점. 세금우대는 1인당 1천8백만원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가족수만큼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예컨대 1억원을 연 18%짜리 실세금리연동상품에 예치하면 세금을 공제하고 매월 1백17만원을 이자로 받는다. 그러나 4인가족 명의로 세금우대를 가입하면(4×1천8백만원, 나머지 2천8백만원은 일반과세상품 가입) 월이자는 약 1백29만원으로 불어난다.
▼분산투자도 고려〓퇴직금 전부를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묻어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생계비를 해결할 만큼의 금액이 가장 좋다.
향후 급전이 필요할 때를 대비, 수시로 원금을 찾을 수 있는 단기상품에 분산하는 게 현명하다.
▼금리상황을 보고 가입시기 결정〓다소 여유가 있을 때 참고해보자. 금리연동상품은 말 그대로 시중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가입시 적용하는 금리가 수시로 달라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금리가 천장을 치고 떨어지기 직전에 가입하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시중금리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금리를 따라잡는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면 한푼이라도 더많은 이자를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