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현대산업개발 임영보감독과 국민은행 김태환감독. 이들은 모두 입이 걸기로 소문났던 맹장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경기도중 아무리 열을 받아도 ‘육두문자’를 쓰는 법이 없다.무엇이 이들을 1백80도 바꿔놓았을까. 공교롭게도 사연은 똑같다.
농구대잔치가 한창 불뿜던 80년대 후반. 당시 국민은행을 이끌던 임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열을 받은 나머지 선수들에게 다짜고짜 육두문자를 퍼부었는데 중계방송 마이크가 슬그머니 끼여든 것을 몰랐던 것이 불찰.
그의 말은 고스란히 생방송인 전파를 탔고 이날부터 임감독은 팬들의 항의전화에 진땀을 쏟아야 했다.
김감독도 똑같은 이유로 90년대 초반 봉변을 당한 케이스. 선임자인 임감독의 선례도 있고 해서 평소 조심하느라 했는데 워낙 시소경기라 마이크 앞에서 육두문자가 나오고 만 것.
그렇다면 이들이 진짜 ‘순한 양’으로 바뀐 것일까. 아니다. 임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작전타임을 불러놓고 선수들이 모이기 전에 한바탕 해버리지요. 그때까지는 마이크가 미처 못오니까요. 선수들은 멀리서 내 입모양만 봐도 알거든요.”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