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죽이면 사람을 살린다.”
과속방지를 위한 영국 정부의 슬로건이다.
영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다. 그러나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 사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인 22∼32%를 차지, 영국정부는 그동안 과속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노력의 하나로 영국은 대형화물차와 버스의 과속을 막기 위해 세계 최초로 속도제한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92년부터 생산된 7.5t 이상 대형화물차는 시속 60마일(96㎞)을 넘지 못하도록 했으며 고속버스는 시속 70마일(1백12㎞)을 넘으면 연료분사량을 조절,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돼 있다.
영국정부가 과속 방지를 위해 도입한 또다른 제도는 도로의 종류와 차종에 따른 제한속도의 세분화. 도로의 종류를 세분화해 도로별로 제한속도를 정하고 도로 곳곳에 제한속도를 알리는 안내판을 무수히 설치했다.승용차의 경우 고속도로는 시속70마일(1백12㎞), 일반국도는 60마일까지이며 도로변에 건물이 나타나면 30마일(48㎞)로 뚝 떨어진다.
건물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주택가나 공원 등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제한속도는 20마일(32㎞) 10마일(16㎞) 5마일(8㎞)로 계속 낮아진다.
영국이 고속도로보다 오히려 주택가 도로나 소규모 도로에서의 과속방지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체 사고사망자의 3%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의 39%가 시속 30마일 제한속도 도로에서, 38%가 시속 60마일 제한속도 도로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영국의 통계다. 영국교통연구소의 조사 결과 자동차가 속도를 1㎞씩 줄이면 부상사고는 5%씩, 사망사고는 7%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미국에서도 입증됐다. 87,88년 미국의 40개 주에서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55마일(88㎞)에서 시속 60마일로 올린 결과 자동차의 평균주행속도는 시속 3마일이 올라갔으나 사망자수는 무려 20∼25%가 증가했다.
한편 영국은 92년부터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 감시카메라를 대량으로 설치, 단속을 강화했다.
히스로공항에서 런던시내로 들어오는 공항로의 경우 감시카메라 설치 후 6개월만에 사망자수는 92%, 중상자수는 29%가 줄었다. 물론 사고 건수도 22%가 감소했다. 감시카메라 설치로 과속을 막아 사고건수와 함께 사고사망자 수를 현격하게 줄인 셈이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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