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신월동 「지양봉사대」

  • 입력 1998년 1월 26일 18시 30분


서울 강서구 신월7동의 ‘지양봉사대’는 주민들 사이에 빨간모자 아저씨로 통한다. 동트기 전 동네골목을 청소하거나 야간순찰을 돌 때 꼭 빨간모자를 쓰기 때문이다. 지양봉사대가 동네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며 모인 것은 지난해 2월. 회원은 20명 남짓으로 80년대 중반 동네가 생기면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 지양봉사대가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일은 야간순찰. 술을 먹고 싸움을 벌이거나 동네 뒷산인 지양산 등에서 본드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고 특히 동네에 7곳이나 있는 공원은 밤이면 불량기 있는 청소년들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따라 대원들은 밤9시반부터 12시, 늦으면 오전1시까지 공원이나 후미진 골목 등을 돌아다니고 있다.처음에는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르면 “아저씨가 웬 상관이냐”고 반항하던 청소년들도 이제는 순순히 따라준다는 것이 대원들의 설명. 대장 유상조(劉相助·55)씨는 “청소년을 대할 때 먼저 이해하는 자세를 취하고 이런 것은 나쁘지 않으냐는 식으로 하면 누구나 알아듣는다”면서 “먼저 신뢰를 얻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양봉사대는 학교에 의뢰하지 않고 주민들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 학생 4명을 선발, 장학금을 주고 있다. 〈윤양섭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