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가 겹쳐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 당내 조직정비 등 여러 문제에서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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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이 2일 조순(趙淳)총재와 이한동(李漢東)대표에게 밝힌 사퇴의 변이다. 김총장은 당내 조직강화특위의 신한국당 출신 위원들이 사퇴, 조직책 선정작업이 사실상 마비되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조총재와 이대표는 “가뜩이나 당이 어려운 시기에 김총장이 사퇴하면 어떡하느냐. 살신성인의 자세로 일해달라”며 사의를 반려했다. 김총장은 최근 사석에서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할 뜻을 심심치 않게 비쳐왔다고 한다. 그러나 총장실 관계자는 “얼마전 건강진단을 받았지만 총장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그보다는 ‘죽어라 일만 해도 욕만 먹는 야당 사무총장직에 지쳤다’는 것이 총장실 주변의 분석이다. 김총장은 대선 패배 직후부터 당의 규모 축소작업 및 합당 뒤처리 등에 골몰하느라 입술까지 터졌다. 지난달 의원총회에서는 대선패배 인책론이 나오자 “누가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김총장의 사의표명 이면에는 ‘빅3’중 하나로 불리며 막강 권력을 과시하다 졸지에 야당 총장으로 전락한 한나라당 사무총장직의 ‘비애’가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