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한유화 노조(위원장 정태언)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리사주’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조가 회사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겨우 회생시킨 회사를 남의 손에 넘겨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 70년 설립돼 유화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켰던 대한유화는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93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종업원 5백여명을 감원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등 회사와 종업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결산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4천8백억원 매출에 2백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96년에는 2백30억원, 95년 5백13억원의 흑자를 냈었다.
이 회사의 주식지분은 사주인 이정호회장이 42.1%, 고(故) 이정림 전회장이 이회장에게 회사를 넘겨주면서 상속세로 정부에 대납한 재경원 보유분 32.7%, 효성 및 동부한농그룹 24%로 구성돼 있다.
노조가 우리사주로 매입하려는 주식은 재경원 보유분 가운데 10%로 매입금액은 2백여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조는 동종업계쪽에서 ‘알짜기업’인 대한유화 주식을 집중 매집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 12월부터 우리사주 확보에 동참할 조합원 6백99명과 조합원 친인척 4천명의 서명을 받아놓고 있다.
정노조위원장은 “겨우 회생시킨 회사를 다른 기업에 넘겨줄 수 없다는데 전 조합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국회에 회사를 살리려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알려 경영안정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