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만드는 여자’ 조숙자(曺淑子·57·서울 강남구 세곡동)씨. 그는 6년째 서울시 농촌지도소에서 장담그기 교육을 맡고 있는 강사다.
고추장 된장은 물론 김치까지 사다 먹는 신세대 주부들에게는 집에서 장만드는 일이 아득하지만 조씨는 일년 열두달을 간장과 함께 산다. 조씨 집은 성남 가는 길목의 농촌에 있다. 그의 집 마당에 있는 1백50여개의 항아리마다 조씨의 장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옆마을에서 시집오기 전 친정어머니에게서 장 만드는 솜씨를 물려받았다는 조씨는 우연히 농촌지도소에서 만들어 팔다 남은 메주로 간장을 만들어 주었다가 간장맛이 소문나면서 농촌지도소와 인연을 맺었다고.
조씨는 “요즘 주부들 가운데 아직도 일본간장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 전통 간장은 항암효과도 있어 훨씬 우수하다”고 말했다.
간장은 2월에 담가 6월까지 숙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조씨는 설이 지나면 바빠진다. 오는 17∼20일에는 농촌지도소 강의도 해야 한다. 간장담그기 철이라 어느 때보다 수강생이 많다.
“간장은 콩 물 정성 공기의 네가지 요소가 모두 흡족하게 어우러져야 제맛이 난다”는 조씨는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보니 우리 것을 가꾸는 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02―3461―7606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