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7일]봄 부르는 된바람에 뒤척이는 밤

  • 입력 1998년 2월 6일 20시 27분


윙, 전선이 울리는 된바람 센바람이 분다.

봄바람은 세우(細雨)와 노닐어야 제맛을 낸다. 곳곳에 눈 비가 뿌린다니, 꼭 그 짝. 차라리 살짝살짝 나뭇잎을 건드리는 산들바람이거나 산발(散髮)같은 건들바람, 이도저도 아니면 우수수 잔물결을 모으는 흔들바람이었으면.

바람도 ‘국적’을 타나. 동양사람들은 바람에서 풍월(風月)과 풍류(風流)를 봤고 서양인들은 허무와 불안 폭력 맹목을 읽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허공 찬바람에 몸 던진 한 마리 가오리 연처럼,‘줄없는 줄’을 타고 뒤척이며 뒤척이며 멀어져 가고 있지는 않은지. 산사(山寺)의 뒤꼍에 버려진, ‘목 없는’ 눈사람과 서러운 눈 맞추며….

아침 영하3도∼영상3도, 낮 영상2∼9도. 어제보다 춥다.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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