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1월9일 오전4시 김모씨(21)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지만 운전석에 앉았다. 전날 밤 친구들과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였다.
승용차는 경기 김포군 김포읍에서 강화방면으로 달리고 있었다. 왕복 4차로 41번 국도. 속도계는 최고제한속도(70㎞)를 훨씬 넘어 1백28㎞를 가리켰다. 그런데도 차안에 있던 사람들(7명)은 아무도 과속을 탓하지 않았다.
김포 장기리에 다달았을때 왼쪽으로 완만하게 굽은 커브가 나타났다. 그러나 김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핸들을 돌렸다. 그 순간 차는 중앙선을 넘었고 반대차로에서 오던 1t화물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김씨를 포함, 5명이 숨졌고 화물차 운전사 등 3명이 크게 다쳤다.
김씨의 차는 종합보험에 들어있어 보험회사가 피해자인 화물차 운전사의 치료비와 차량파손 부분을 전액 부담했다.
그러나 승용차 운전자 김씨는 당시 음주한계를 넘어선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져 아무런 보험혜택도 받지 못했다.
김씨와 함께 탔던 사람들 역시 음주운전과 정원초과임을 알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결국 40∼50%의 과실책임이 있는 것으로 인정돼 보험혜택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똑같은 사고라도 보험제도가 일부 바뀐 96년 8월부터는 가해운전자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져 피해보상액 중 최고 2백50만원(대인 2백만원, 대물 50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가해자가 사망한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의 직계가족에게 이 부분을 청구할 수 있다.
(자료제공:대한손해보험협회 도로교통안전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