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소리로 다가온다.’
고드름이 녹아 떨어지는 소리, 시냇물 소리. 들판의 송아지 울음소리 등 봄은 많은 소리를 이끌고 온다.
조류 전문가는 이중에서도 지저귀는 새의 노래를 봄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본다.
새가 노래하는 것은 번식을 위한 행동.
번식을 위해서는 △얼음이 녹고(물) △새싹이 돋으며 곤충이 땅위로 나와야(먹이) 한다. 이 때문에 새의 번식활동은 곧 봄의 신호로 해석된다.
가장 먼저 연상되는 ‘봄의 전령’은 제비. 그러나 실제 봄을 최일선에서 알리는 것은 여름철새인 ‘후투티’다.
한일야생생물연구소장 우한정박사는 “후투티는 들판과 외딴 집의 처마밑에 떨어져 집을 짓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그러나 2월 중하순부터 번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고 말했다.
후투티는 인디언 추장처럼 머리의 깃털이 화려한 게 특징. 산과 들판과 논밭에서 주의깊게 관찰하면 비둘기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후투티를 볼 수 있다.
우박사는 “지난해 광릉수목원과 미사리조정경기장 부근 갈대숲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등장하는 봄의 전령은 텃새인 종달새. 우리나라엔 뿔종다리가 많다. 농약남용으로 수가 줄었지만 아직도 찾기 어렵지는 않다. 봄이 되면 종달새의 노래소리는 한층 커지고 털 색깔도 예뻐진다.
이어 삼짇날(음력 3월3일)을 전후해 제비가 찾아온다. 제비는 떼로 몰려다녀 봄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 한가지. 텃새는 학술연구용 이외에는 수렵과 양조(養鳥)가 일절 금지되어 있다. 봄은 눈과 귀로만 느껴야 하는 것이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