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안되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짓겠다고들 하지만 농사는 아무나 짓나. 도시에서 태어나 그 속에서 살아온 화이트칼라들에게는 밭일구고 풀뽑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지요.”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남원 실상사(주지 도법)는 관련단체들의 도움을 얻어 3월중 실직자를 위한 귀농실습학교를 연다. 실상사는 2만평에 이르는 인근 농장을 농사교육장으로 만들기로 하고 최근 전국귀농운동본부 조계종총무원 선우도량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서울에서 한달간 주말마다 이틀씩 이론교육을 받은 뒤 마지막주에 5박6일동안 실상사로 내려가 현장교육을 받게 된다. 모집 대상은 매월 30명 정도. 참가자들은 유기농법으로 직접 작물을 재배하고 황토를 이용해 자신이 머물 농막도 짓게 된다.
도법스님은 “불교에서는 마음을 닦는 수행의 하나로 농사짓기를 권장해왔다”며 “최근 감원바람으로 부쩍 늘어난 실직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귀농학교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귀농학교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연고가 있는 지역의 사찰 유휴농지를 임대받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