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38)

  • 입력 1998년 2월 12일 08시 27분


제10화 저마다의 슬픔〈106〉 우리 두 사람을 위하여 사람들은 식탁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은 못견디게 밤이 기다려졌습니다. 밤이 되자 시녀들은 저를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 장미수에 목욕을 시켜주었습니다. 정성스레 제 몸을 씻어주면서 시녀들은 더없이 즐거운 목소리로 떠들어댔습니다. “어쩜 아씨의 젖가슴은 이렇게 예쁠 수가 있죠? 이렇게 예쁜 젖가슴을 한 걸 보면 틀림없이 아씨는 도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거예요. 젖가슴이 예쁜 여자는 사랑을 받으니까요.” 그러자 다른 시녀 하나가 받아서 말했습니다. “젖가슴뿐이겠니? 아씨의 피부는 얼마나 고우며, 허리며 다리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데. 남자들이라면 누구든 아씨처럼 아름다운 처녀를 품고 자고 싶어할 거예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분을 아내로 맞이하다니, 정말이지 우리 도련님은 복도 많으신 분이야.” 그러자 또 다른 시녀 하나가 반박하며 말했습니다. “복이 많기로는 아씨도 마찬가지야. 우리 도련님처럼 멋진 남자의 품에 안겨 잠을 자는 것은 축복받은 여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야.” 이렇게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시녀들의 수다 소리도 저를 즐겁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 속으로, 내일 아침에는 그녀들에게 한 움큼씩 디나르 금화를 선물로 나누어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목욕이 끝나자 시녀들은 저의 머리를 빗겨준다, 저에게 레이스가 달린 비단 잠옷을 입힌다, 화장을 시킨다 저마다 분주하였습니다. 모든 준비가 갖추어지자 침모는 저를 데리고 신방으로 갔습니다. “아씨, 도련님은 아직 뭘 잘 모르는 순진한 청년이니, 너그럽게 맞아들여야 한답니다, 아시겠죠?” 설레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여 숨소리마저 쌔근거리고 있는 저에게 침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침모가 사라지고 혼자 남겨진 저는 설레는 가슴을 진정하기 위하여 일렁이는 촛불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아름다운 청년은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가 들어오는 순간 정말이지 저는 수줍음과 두려움, 기쁨과 행복감으로 숨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오! 마침내 당신이 내 아내가 되었군요. 이 순간이 오기를 나는 얼마나 기다렸던지 모르오.” 신랑은 다짜고짜 저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확실히 오랜 사랑의 열병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사람의 그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그가 가엾게 여겨져 저는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습니다. “오, 가여운 분! 저 같은 걸 두고 그토록 애를 태우셨다니! 이제 저는 당신의 것이니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저의 이 말에 용기를 얻은 듯 그는 갑자기 대범해졌습니다. 그의 입술은 제 입술 위에 거칠게 덮쳐왔고, 그의 손은 제 젖가슴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다른 한 손은 어느 틈엔가 잠옷 속으로 들어와 저의 엉덩이며 허벅다리 안쪽을 두서없이 애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흡사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고, 정신은 아득해 왔습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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