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대 신임교수 임용에 교수들의 비리가 있다는 의혹이 지난주 언론에 보도된 뒤 언론사에는 “나도 비슷한 피해자”라는 내용의 전화가 더러 걸려왔다.
이들은 “일부에서 교수가 돈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몰랐느냐”며 오히려 언론의 보도가 새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서울대 김종원(金宗源)교수의 집 장롱에서 거액의 달러와 금덩어리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신문사와 검찰에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노동일을 하고 사는 나도 첫 아이의 반돈쭝짜리 돌반지를 국가를 살리는데 보탰습니다. 최고대학 교수라는 사람들이 정말 이럴 수 있습니까.”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달러를 내놓아야 한다기에 옆집에서 10달러짜리 한장을 빌려 통장을 만들어 주었는데….”
국민의 마음은 쓰리다.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한심한 도덕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고 잇따르는 배신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구속에 앞서 검은 돈의 명세를 공개한 김교수는 “사회지도층이 처음부터 금덩이를 내놓으면 사회의 지탄을 받을까 봐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받은 달러는 ‘출장비’를 핑계댄 교수자리 흥정의 대가가 아닌지, 금원앙새 등은 그의 늦은 재혼을 기회로 제자들로부터 받은 ‘뇌물’이 아닌지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서울대 치대교수 일부의 부끄러운 ‘자리’흥정, 그리고 교수 집에서 발견된 달러와 금붙이, 우리 사회의 위기를 웅변하는 증거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양상이 그나마 ‘일부’라면 좋을텐데.
신석호<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