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윤신근/동물원탈출 호랑이 사살 유감

  • 입력 1998년 2월 16일 07시 40분


지난 11일 경남 진주시 ‘진양호 동물원’에서 발생한 벵골산 암호랑이(호순이) 사살사건을 접한 필자의 마음은 착잡하다. 새끼를 분만한지 이틀밖에 안된 어미호랑이를 수컷들과 합사시킨 것은 성급했다. 호랑이가 놀라 우리를 탈출했을때 동물용마취제(사이라진 케타민) 등 최소한의 예방책도 써보지 않은채 주저없이 K2소총으로 사살해 버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 사건은 국내 야생동물 사육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맹수들을 사육하는 동물원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소한의 예방조치도 마련해 놓지 않았던 것이다. 혹시 동물원에 아예 마취제나 마취총이 없었던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더 큰 인명피해를 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총에 맞아 호랑이가 죽은 사건은 TV를 통해서도 전국에 보도됐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많은 시민들은 올해가 무인년 호랑이해인지를 의아해할 정도였다. ‘한국의 영물’ 호랑이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다. 윤 신 근(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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