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는 용기있는 정치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15일 이례적으로 사설을 통해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70)을 칭송했다. 포스트는 셰바르드나제가 9일 수도 트빌리시에서 테러를 당했으나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구소련의 마지막 외무장관으로 냉전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한 셰바르드나제는 본인이 원하면 은퇴해 조용히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인물. 그런데도 그는 구소련의 붕괴 후 92년 그루지야로 돌아가, 내전과 경제기반 붕괴로 황폐해진 조국의 재건을 위해 정계에 뛰어들었다. 민주헌법 도입을 주도한 공로로 95년 75%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한 그는 무장반군과 마피아를 소탕해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한편 공산잔재를 청산하고 시장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개혁작업은 당연히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95년 암살기도로 다치기도 했으나 셰바르드나제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 암살기도의 배후로 △해체된 마피아 잔당 △압하스 반군 △92년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즈비아트 감사후드리아의 지지자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셰바르드나제 자신은 카스피해 송유관의 그루지야 통과를 반대하는 세력을 지목하고 있다. 즉 송유관의 그루지야 통과를 반대하는 체첸이나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셰바르드나제는 그러나 자신의 신변에 대한 계속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송유관 통과가 그루지야 경제에 커다란 혜택이 되기 때문에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그리고 “임기를 마치고 평화롭게 은퇴하겠다”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