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란다⑧]송자/수요자 중심 교육개혁을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21세기의 국가나 민족의 경쟁력은 교육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미래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개혁을 하지 않는 나라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교육개혁이 아니라 ‘교육혁명’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도 지금 교육개혁을 오랫동안 계속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개혁은 5공의 교육개혁심의위원회, 6공의 교육정책자문회의, 현 정부의 교육개혁위원회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교육개혁은 통치자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것 같은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항상 하는 낡은 말이지만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뜻을 깊이 음미해 보아야겠다. 교육은 대통령이 바뀐다고 개혁의 과제가 바뀌고 우선 순위가 바뀌어서는 곤란하다. 교육은 막히지 않고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계속돼야 한다. 95년 5.31교육개혁방안에서 설정된 교육개혁의 방향인 열린교육,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열린 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를 건설한다”는 이념은 매우 적절한 이상이다.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려면 대통령의 임기에 구애받아서는 안되며 계속해서 장기적으로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면 원론적인 면에서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자기의 이해관계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문제다. 그동안의 교육개혁안이 대부분 시행 초기단계에 있고 추진일정을 보면 많은 개혁과제가 대통령 임기와는 관계없이 짜여있다. 이에 추가하여 12개 영역을 선정하고 앞으로 달성하여야 할 구체적인 지표까지 마련해 놓았다. 이렇게 성안된 모든 개혁과제를 기본틀로 하여 21세기의 무한경쟁에서 경쟁력있는 인재를 기르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의 틀을 과감하게 바꾸어 지식을 암기하는 성적위주의 분위기에서 착하고 창조적인 교육을 하는 생활위주의 교육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다양한 교육을 하여 수요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교육도 이젠 획일주의에서 벗어나 각자가 자기의 차별화된 재능과 취향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교육이 선생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고 학생을 위하여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세계화의 흐름에서 경쟁력이 있으려면 최소한 언어와 컴퓨터는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삶의 도구다. 우리 교육은 이 삶의 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준비가 좀 덜 되었더라도 새 정부는 외국어교육의 조기실시나 컴퓨터교육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 옛날에는 한글을 온 국민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시골마을까지 밤에 불을 켜놓고 어른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이제는 온 국민에게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새 정부는 컴퓨터교육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이끌어 가는 교육제도에도 의식의 전환이 과감하게 일어나야 한다. 첫째는 우리의 학기 개시월이 가능하면 빨리 많은 나라들처럼 3월에서 9월로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될때 우리의 교육도 효율적인 면에서 크게 향상될 것이다. 둘째는 교육도 민(民)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은 중요하므로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의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부의 도움없이 자립형으로 할 수 있는 사립교육기관을 유아원에서부터 대학까지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 새 정부는 이러한 제도개혁을 앞당겨 실시했으면 한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순항(順航)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과 교육행정 담당자들의 변화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교육담당자들을 설득시켜 교육개혁에 동참시켜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여 하는 교육개혁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모든 교육자들이 기득권을 미련없이 포기하고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하여 참여할 때 교육개혁은 가능한 것이다. 교육개혁에 정치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교육은 미래를 위하여 이뤄지는 우리 인간의 ‘천국건설사업’이다. 차질없이 교육개혁을 계속하여 세계화속에서 경쟁력있는 인재를 양성하자. 인적자원밖에 없는 우리들은 교육에 모든 운명을 걸 수밖에 없다. 송자<명지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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