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뜹니다]문성근없는 연극 「문성근 나와라」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대부분의 현대인은 스스로에 대해 다소간의 ‘왜소증’을 느낀다. 특히 이성과의 사귐에 있어서 자신이 몹시 서툴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외모나 재산이 별볼일 없어도 멋진 여자를 매혹하는 영화 속 주인공은 동경의 대상이다. 극단 은행나무의 ‘문성근 나와라’(원제 Play It Again, Sam)는 현대인의 이같은 심리를 겨냥,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관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원래 우디 앨런이 직접 대본을 쓰고 출연했다. 원작은 연애에 서툰 한 남자가 영화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를 닮고 싶어하는 이야기. 이번 공연에서는 보가트 대신 ‘잘난 남자’ 문성근이 이상향으로 등장한다. 대학강사 주인공 용만은 여자 제자와의 실연 충격으로 심한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다. 용만이 사랑의 대상으로 택했던 대상이 자기 제자라는 것은 그가 무의식적으로 ‘경마장 가는 길’에서의 문성근을 모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는 친구의 소개로 몇몇 여자를 만난다. 그때마다 용만의 또 다른 자아인 문성근이 나타나 코치를 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 용만에게 어느날 친구애인이 뜻밖의 사랑고백을 해온다. 이 사건은 그가 그토록 바라던 문성근이 되는 계기로 작용한다. 4월19일까지 화∼목 오후7시반, 금 오후4시반 7시반, 토 일 공휴일 오후3시 6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은행나무극장. 02―3672―6051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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