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비라도 줄이자.’
인천 연수구 옥련동 H아파트에 사는 임민수씨(33)는 18일 오후 8시경 차를 주차하기 위해 오랜만에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텅 비다시피하던 주차장이 만원이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주차공간이 없어 다시 노상주차장으로 나와야 했다.
임씨는 “세차비를 줄이려는 계산에서 먼지가 덜 앉고 갑작스런 눈 비에도 걱정이 없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지하 단골’이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IMF한파로 아파트 주차장 풍속도가 바뀌었다. 지상 주차장보다 지하를 선호한다. 세차비라도 아끼려는 ‘IMF형 주차모습’이다. 퇴근시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주차장은 ‘만원사절’이 된다. 종전에는 자동차 오디오 도난사고 등 각종 절도사건이 많아 기피하던 입주자들이 거리낌없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다.
두 대 이상 차를 보유한 가정은 차를 팔려해도 중고차 값이 워낙 떨어져 아예 지하주차장에 차를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다. 방치된 폐차처럼 이렇게 먼지만 수북이 쌓인 장기주차 차량도 30%정도 된다.
경비원 김인수씨(65)는 “입주민들이 지하주차장을 갑자기 선호해 야간 지하주차장 순찰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