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학용품이 무척 귀했다. 새로 산 연필 한자루에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었다.
가방속 학용품은 필통과 공책이 전부였다. 필통속에 제대로 된 연필은 어쩌다 한 두자루 있을 뿐 주먹안에 쏙 들어가는 몽당연필이 대부분이었다.
연필 깎는 기계가 나온지 얼마 안된 때라 그 기계를 가진 아이는 반을 통틀어 한 두명 있을까 말까 했다. 그러다 연필깎이도 흔해지고 샤프펜슬이 나왔다.
그런데 얼마전 언니집에 갔다가 조카의 연필을 칼로 직접 깎아 주는 모습을 보았다. 조카가 숙제하는 옆자리에 앉아 연필을 깎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올해에 학부모가 되는 어머니께 전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연필깎이를 사주고 ‘공부 잘하라’는 말만 하지 말고 아이 옆에서 연필을 깎아주며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자고.
임미영(대전 대덕구 중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