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의 세계에 정상적인 노사관계는 사실 없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언제나 주인쪽. 제아무리 올라봐야 뻔한 시간급도 불만이다.
말한마디 잘못해 주인 눈밖에 나면 언제라도 ‘잘릴’ 가능성이 있는 불안한 하루하루. 무엇보다 아르바이트 인생에겐 노사관계 개선을 외칠 ‘자격’조차 없다. 느닷없이 잘리는 아픔을 경험했던 선배들은 “불안에 떨지 말고 일하는 틈틈이 전문 기술을 익히라”고 권한다.
서울 관철동 재즈바 ‘파오’의 바텐더 김숙희씨(28).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시절을 접고 이제 당당히 ‘직업’을 갖게 됐다. 지난해 여름 한달반동안 칵테일 제조학원을 다닌 게 인생을 바꿔놓았다.
“투자한 만큼 보답이 돌아오게 마련이잖아요. 학원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술에 대한 역사에서 손님에 대한 매너까지…. 지금 일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50가지 이상의 칵테일을 만들어내는 김씨는 이 참에 아예 ‘자격증’을 따놓을 작정이다. 4월에 치르는 조주사 자격시험에 대비, 오늘도 열심히 칵테일 기구를 흔든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