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야당출신 재선 와이즈만 대통령

  • 입력 1998년 3월 5일 19시 57분


4일 5년 임기의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에제르 와이즈만 이스라엘 대통령(73)은 국내외 현안에 적극 개입하기를 즐겨 ‘행동하는 대통령’으로 불린다.

야당인 노동당 소속인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對)중동 강경정책에 반대해온 비둘기파. 지난해 9월 교착상태인 중동평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국무장관에게 “네타냐후총리를 강하게 압박하라”고 주문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1백20명으로 구성된 의회(크네세트)에서 선출되는 이스라엘의 대통령은 상징적인 권한을 지니고 있을 뿐 실질적인 권력은 대부분 총리가 행사한다.

때문에 영역을 넘어서는 듯한 그의 ‘참견’은 종종 월권행위라는 비난을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그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어서 여야 양쪽에 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민으로부터 높은 인기와 신망을 누리고 있다.

그는 재선이 확정된 직후 “총리와 협력할테니 걱정할 것 없다”면서도 “내 생각대로 행동할 것이며 이같은 태도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혀 매파가 장악한 내각에 대한 견제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엘리트가문 출신으로 차임 와이즈만 초대대통령의 조카이기도 한 그는 공군사령관 국방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79년 이집트와의 평화협정 체결 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정계에 입문할 때만 해도 강경파에 속했던 그는 서서히 온건파로 돌아서 80년대 초반부터는 이스라엘 정계에 등장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의 직접협상 지지파’가 됐다. 그의 차기대통령 임기는 5월18일부터 시작된다.

〈고진하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