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민겨냥 「IMF형 금융상품」 봇물

  • 입력 1998년 3월 8일 18시 52분


《실세금리 연동예금과 견줄만한 적금상품이 속속 등장, 목돈이 없어 고금리상품을 이용하지 못했던 서민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자가 나오는 보험상품은 퇴직자들에게 당장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준다.

또 은행상품에도 주식투자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식 개념이 도입된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반면 원금도 축날 수 있다는 것.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처럼 금융상품간 벽도 허물어뜨린다. 이른바 ‘IMF형 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적금파괴상품〓한미은행은 장기수신 확보차원에서 기존 적금상품의 개념을 파괴한 ‘싱싱자유예금’을 16일부터 시판한다. 이 상품은 우선 1년제의 경우 연 18%의 확정금리를 제공, 목돈을 형성하려는 서민들에게 특히 관심이 높을 것 같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중도해지할 경우 6개월 단위로 약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즉 2년제(약정금리 연 17%)에 가입해 14개월만에 중도해지하면 12개월까지는 약정한대로 연 17%를 받고 나머지 두달은 중도해지금리인 연 2%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는 1년이 안돼 중도해지하면 고작 연 2%, 1년 이상이면 연 5%의 금리만 받는다.

한미은행 이건홍과장은 “최근 실직자가 증가하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중도해지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장기간 적금을 들고 싶은데 언제 급전이 필요할지 모르는 고객이 이용하면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상업은행도 최근 연 16%짜리 적금을 시판하는 등 적금상품의 고금리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월이자지급 보험상품〓지금까지 보험상품은 질병 사망 등 보험사고가 발생하거나 만기가 돼야 보험금을 받게 돼 있었다. 보험업계는 그러나 IMF체제 이후 실직자가 증가하고 근로자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보험상품 해약자가 급증하자 보험상품의 영역파괴를 서두르고 있다.

생명보험업계가 2월부터 공동시판하고 있는 ‘슈퍼재테크 Ⅱ’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 상품은 가입자가 낸 일시납 보험료의 1%를 매달 지급,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행의 월이자지급식 상품을 본뜬 것이다.

▼고수익 고위험 신탁상품〓은행권은 투자결과 손실이 발생했을 때 배당을 못하는 것은 물론 원금도 손실비율만큼 줄어드는 ‘단위형 금전신탁’을 개발, 이르면 5월부터 시판할 계획.

당초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 위해 도입된 신종적립신탁이 도리어 고금리 경쟁을 부추긴 것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만기는 9개월 12개월 15개월 등 세종류이며 신탁배당률 산정방식은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처럼 기준가격방식이 적용된다. 즉 투자자가 하루하루 투자원금의 손익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 펀드에 편입된 CP 발행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지금까지는 은행측이 손실을 감수했지만 이제는 고객들도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익률은 최근 CP 수익률이 연 2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연 20%를 웃돌 전망.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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