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D-18/마스터스]황영조 『나도 뛴다』

  • 입력 1998년 3월 10일 19시 46분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28·고려대대학원)가 다시 뛴다. 이번엔 국민과 함께다.

‘국민대화합과 국난극복을 위한 범국민 달리기 한마당’으로 열리는 제69회 동아마라톤대회에 10일 황영조가 마스터스부문 5㎞ 레이스에 참가신청을 했다.

황영조는 “올해 동아마라톤이 내건 캐치 프레이즈가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구제금융시대에 아픔을 겪고 있는 모든 실직자들을 대표해서 아무런 조건없이 동아마라톤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영조는 지난해 12월 7년간 몸담았던 코오롱으로부터 평생 이사직을 박탈당한 뒤 해고까지 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첫 희생자. 그는 이 사건 이후 한동안 심한 마음의 병을 앓았으나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유니폼과 신발을 새로 맞추면서 마음을 추스를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편 황영조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그의 현역복귀설에 대해 “지난달말 휴학하고 4월초순에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가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마라톤은 내가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손쉬운 운동이 아니다”며 “컴백은 사실상 힘들다”고 인정했다.

황영조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4월 한달간 킬리만자로봉 등정에 나선 뒤 케냐 마라톤선수들의 훈련방법을 살펴볼 계획.

한편 전 세모소속 마라톤선수인 이의수(26)도 황영조와 함께 이번 대회 마스터스 5㎞에 출전한다. 최고기록 2시간13분44초인 이의수는 최근 세모가 해체된 뒤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으나 황영조의 충고를 받아들여 경기 남양주시 근처의 한강변을 뛰며 재기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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