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에너지를 낭비하면 죄인처럼 간주돼 자발적으로 승용차 운행을 제한하고 네온사인이나 광고의 사용이 줄어 도심의 저녁에는 적막감마저 들었었다.
우리 스스로를 비하할 때 종종 ‘냄비 근성’이라고 한다. IMF구제금융이니 ‘대란설’이니 하며 호들갑을 떨다가 상황이 조금만 나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듯 잊어버린다.
물론 봄이 되니까 활동이 겨울보다 많아져 승용차 이용과 수돗물, 전기사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몇년 전 외지에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것처럼 지금의 에너지 소비증가가 그런 것의 재판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에너지의 건전한 소비는 또다른 금모으기가 될 수도 있다.
강상우(서울 마포구 도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