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을 기나긴 길에 비유하는 것은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관습이라 할 만하다. 친구의 집으로 가는 언덕과 올리브나무 숲에 숨겨진 구불구불한 길의 이미지는 이번 작품의 라스트에도 등장해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신성함을 드러낸다.
90년 이란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의 와중에 자신의 작품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참사현장으로 떠나는 키아로스타미 자신의 여정이 영화에 담겨있다. 삶과 죽음, 섭리와 사랑을 다루는 완숙한 기량이 녹아있다. 14일 개봉.
〈권기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