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아파트개보수]한달 공사로 집안가득 봄향기

  • 입력 1998년 3월 16일 08시 09분


봄 이사철이 됐어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집을 늘려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점점 성장하는 자녀들을 생각하면 그냥 눌러 앉아 있을 수도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내부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서울 대치동의 34평형 아파트를 뜯어 고친 조각가 최모씨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개조 전〓17년전에 지어진 최씨의 아파트는 안방을 포함, 방이 4개. 전용면적은 요즘 분양하는 25평형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좁은 편.

특히 작은방 1개(1.5평)나 주방 귀퉁이의 다용도실과 창고(0.5평) 등은 공간이 좁아 거의 이용하지 못했다. 부엌(2평) 역시 좁은 편이고 원형 식탁이 놓여 있어 여유 공간이 없었다.

욕실에는 욕실용품을 둘 만한 곳이 없었다. 욕조는 벽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딸의 방을 70㎝ 정도 밀고 들어가 딸의 방(2.5평)까지 좁아졌다. 딸의 방은 바로 앞의 베란다 때문에 항상 어두웠다.

▼개조 작업〓개보수는 한달 정도 걸렸다.

우선 다용도실과 작은 방, 창고를 철거해서 주방(5평)을 넓혔다. 구식 싱크대도 뜯어내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집어넣을 수 있게 아래쪽 수납공간이 넓은 싱크대를 들여놓았다.

식탁은 가족들이 둘러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넓은 타원형으로 바꿨다. 부엌 한쪽 벽에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수납장을 설치, 그릇 등을 전부 집어 넣었다.

욕실 욕조는 철거해 화장실 공간과 딸의 방 공간을 넓히고 욕실용품을 정리할 수 있도록 화장실벽에 매립형 수납장을 설치했다.

딸의 방 앞 베란다 벽은 헐어내 통유리를 끼워 빛을 많이 받을 수 있게 했다.

집 전체를 뜯어고치는 대공사여서 3천6백여만원의 거금이 들었다.

▼전문가 조언〓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가정이라면 이사 비용이나 자녀들이 겪을 정신적 부담 등을 감안해 현재 사는 집을 고쳐보는 게 좋다.

그러나 많은 가구가 함께 사는 공동주택에서 함부로 기둥이나 벽체를 뜯어내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공사비는 개조범위와 자재선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씨의 경우는 돈이 많이 들었지만 보통 평당 70만∼80만원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집을 개보수할 때 마감재는 가능하면 밝은 색깔의 제품을 쓰고 통일감을 주면 좁은 집도 넓어 보인다. 조명기구는 일정 수명기간이 지나면 전기사용량만 많을 뿐 밝기는 떨어지기 때문에 오래 쓴 것은 바꾸는 게 좋다.

구조를 바꿀 때는 거주지 시군구청 주택과에 비치된 신고서와 바꾸고자 하는 설계도면을 첨부,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구조변경 가능 범위〓우선 내력벽과 비내력벽을 구분해야 한다.

내력벽은 건물을 지탱하기 위한 것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손을 대선 안된다. 대부분 콘크리트로 만들며 주로 방과 방 사이, 거실과 방 사이에 세워진다.

비내력벽은 철거해도 큰 문제가 없다. 공간을 나누기 위해 벽돌 블록 석고보드 등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도움말:수목건축 02―578―3777, 영보디자인 02―568―4286)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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