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편두통]젊은 여성 15%넘게 『끙끙』

  • 입력 1998년 3월 18일 18시 48분


‘작은 난쟁이가 머리 속에서 장도리로 두드리는 것 같아요.’

편두통. 세계 인구의 5∼10%, 젊은 여성의 15%가 앓고 있는 병. 특히 한국 사람은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흔히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양측이 번갈아 가며 혹은 동시에 아프기도 한다.

두통에는 뚜렷한 병인(病因)이 없으면서 통증을 느끼는 1차성 두통과 뇌의 염증 종양 등이 원인이 된 2차성 두통이 있다.

대표적인 1차성 두통은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편두통은 혈관운동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요인으로 머리 목 근육이 긴장해 생기며 주로 양측 머리가 아프고 중년여성에게 많이 일어나는 게 특징.

남성보다 여성에 많아 ‘여성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더구나 요즘 남편의 실직으로 많은 주부 가운데 반드시 편두통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골치가 지끈지끈한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증세와 원인〓편두통은 혈관의 이상 수축과 확장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혈관성 질환이므로 심장박동이 혈관에 전해질 때마다 머리가 ‘욱신욱신’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머리가 꼭꼭 찌르는 듯 아프기도 한다. 환자의 10% 정도는 편두통이 발생하기 전‘전조(前兆)증상’으로 빛이나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구토증을 보인다.

▼여성병?〓편두통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지난 96년 서울대 의대 신경과 노재규교수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성(21%)보다 여성(24.3%)에게 편두통이 많다. 또 전체환자의 84%가 10∼30대. 노교수는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한국인이 편두통을 세계 평균보다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될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

▼대응법〓밝지 않은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마약성이 없는 진통제인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등을 쓰면 좋다. 혈관수축제인 에르고타민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이나 피임약은 절대 금물.

▼이럴 땐 전문의를〓편두통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편두통이 지속된다면 2차성 두통으로 봐야 한다. 특히 다음의 증상을 보이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두통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두통이 시작되어 지속될 때

△두통과 함께 몸이 춥고 구토증을 느낄 때

△두통에 운동감각 시력 기억력 등의 장애가 동반될 때

△두통과 함께 머리에 쥐가 나는 듯 심한 경련이 일어날 때

△잠에서 깬 새벽의 통증이 오후보다 심할 때

(도움말〓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박민규교수,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임주혁교수)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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