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서 삼성과 연습경기를 치렀던 LG 선수들은 이순철(37)을 보고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순철 자신도 아직까지 삼성 유니폼이 어색하다.
하지만 이순철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중반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해태에서 내몰리듯 짐을 쌌기에 재기를 노리는 의욕이 클 수밖에 없다.
자신의 희망대로 동쪽으로 옮긴 삼성 조계현(34)도 마찬가지. 부상은 없었지만 지난해 체력저하로 단 8승(9패). 때문에 올 시즌은 부활의 해로 잡았다.
동계훈련에서 땀도 많이 흘렸고 개막까지는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릴 자신도 있다. 물론 8색 변화구도 그대로다.
LG 김재현(23)도 방망이 담금질에 한창이다. 신장기능 약화로 지난 한해를 꼬박 쉬었지만 김재현은 요즘 연일 담을 넘기는 홈런쇼를 펼치고 있다. 94년 데뷔 첫해에 20―20클럽에 가입했던 실력 그대로다.
LG 천보성 감독은 투수 인현배(27)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94년 우승의 큰 몫을 했던 인현배는 95년 팔꿈치 뼈조각 제거 및 인대이식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 교육리그에서 몸만들기에 들어간 인현배는 예전의 날카로운 컨트롤과 코너워크를 완전히 회복했다. 김용수 임선동 최향남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한다.
롯데 김용희 감독도 경쾌한 타격음에 흐뭇하다. ‘호랑나비’ 김응국(32)의 바람을 가르는 스윙에 올해 4강 도약이 보이기 때문.
7년 연속 1백안타를 때려냈던 김응국은 지난해 부상으로 겨우 62경기에 나와 타율 0.250에 그쳤다.
현대는 돌아온 위재영(26)의 슬라이더를 믿는다. 위재영은 고질적 허리부상으로 지난해 11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5승8패로 구겨졌던 자존심의 회복을 선언했다.
야구팬 만큼이나 부상 선수들도 시즌이 개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꽃이 피어나듯 자신들의 부상 부위에도 새 살이 돋았기 때문이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