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변두리인 사천면 덕실리에서 금계(金鷄)를 키우는 박종만(朴鍾晩·42)씨는 5년전인 93년 외환딜러 생활을 마다하고 서울에서 고향 농촌으로 내려온 ‘인텔리 농군’.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83년부터 아메리카은행 서울지점, 파리바은행 등에서 외환딜러를 하며 24시간 긴장된 생활을 보내다가 5년전 사표를 내고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퇴직금으로 고향에 8백평 가량 밭이 딸린 집을 사 정착한 박씨부부는 채소 등을 처음 기르면서 1년반 정도의 ‘농촌공부’를 한 뒤 95년 강릉시 농촌지도소의 권유로 금계사육을 시작했다.
부인 엄석희(嚴石姬·41)씨와 함께 20∼25평 사육장 8동을 짓고 새끼 4백마리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1천5백마리로 늘어나 지난해 11월부터는 금계탕을 만들어 시판하고 있다.
“금계는 관상용으로도 그만이지만 양기를 돋우는 약용으로 더많이 사용됩니다.”
불사조로도 불리는 금계는 피로회복과 간장보호 성인병예방 회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방서인 본초강목에도 설명하고 있다는 것.
컴퓨터로 금계를 관리하며 명함에 ‘농부’라고 자신있게 직업을 소개하고 있는 박씨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생활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