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영국의 관점에서 볼 때 다음의 두 가지를 시사하는 것이다. 하나는 세력있는 선두를 따라가야 한다는 이른바 ‘밴드왜건 어프로치’(Bandwagon Approach)이다. 즉 가입국가의 수가 늘어날수록 영국의 EMU 조기가입을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비대해진 EMU에 가입할 경우 야기될 지도 모를 위험성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경제적인 면을 보자. EMU가입을 목적으로 한 그리스식의 평가절하는 영국의 수출업자들이 바라는 ‘희망’이다. 이때문에 그들은 또한 유러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논리가 아니다. 만약 영국의 이자율이 인플레의 위험없이 낮아질 수만 있다면 파운드화의 가치는 EMU가입과 상관없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립’이라는 정치적 우려도 잘못된 것이다. 현재 EMU를 향해 새롭게 다가가고 있는 국가는 그리스 폴란드 헝가리같은 가난한 나라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들을 볼모로 잡을 수도 있다. 스페인이 항상 어업문제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 확대과정의 저지위협을 무기로 키프로스문제에서 프랑스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스가 골치아픈 ‘EMU외(外)그룹’에서 이탈했다는 것은 이 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스의 EMU가입은 단일통화의 매력을 이전보다 한층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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