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칼럼니스트인 허구연 MBC해설위원의 지적처럼 해태는 올시즌 이종범(28·주니치 드래건스)의 일본행에 따른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다.
이종범은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천재. 야수가 갖춰야 할 공수주 3박자중 어느 한군데 나무랄 곳이 없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지만 장기전인 페넌트레이스에서 이종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선발 30승투수와 맞먹는다는 게 허구연씨의 분석. 그는 “선동렬의 경우 연간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는 30여경기를 확실하게 지켜준데 비해 이종범은 해태가 거두는 70여승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한다.
해태는 올해 이종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송구홍(30)을 LG에서 트레이드해 왔다. 송구홍은 프로 7년통산 타율 2할8푼대에 빠른 발을 겸비한 내야수.이종범의 자리인 유격수와 톱타자를 그대로 물려받을 참이다.전문가들은 송구홍이 이종범 만큼은 못하겠지만 톱타자로선 손색이 없다면서도 수비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고 있다. LG에서 3루수로 기용된 송구홍은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는 뛰어나지만 수비의 핵인 유격수를 맡을 만큼 수비범위가 넓지 않은데다 송구동작도 부드럽지 않다는 평가.
한편 LG는 특급 마무리 이상훈(27)의 미국행으로 ‘뒷심 부족증’에 시달려야 할 처지다.
LG는 용병 마이클 앤더슨을 대타로 내세울 예정. 앤더슨은 오키나와 전지훈련를 통해 벌써부터 직구 스피드를 1백43㎞까지 끌어올렸지만 체인지업이 밋밋한데다 마무리 경험이 전혀 없어 이상훈만큼 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전망. LG는 만약에 대비, 2년생 전승남을 마무리로 대기시킬 예정이지만 정통파가 아닌 사이드스로투수로서 한계가 있는 형편.선동렬 김성한의 ‘차포’를 뗀 꼴찌후보 해태가 96년 기적같은 우승 드라마를 일궈냈듯이 올해는 이종범과 이상훈이 빠진 해태와 LG의 성적표를 지켜보는 것도 팬들의 흥미를 돋울 것이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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