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전 부모님이 그 이름을 공짜로 지어줬기 때문에 누군가 내 이름을 그렇게 비싸게 쳐줬다는 걸 생각하면 우쭐해진다.
요즘 시장에는 많은 도메인 이름이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높은 가격표를 붙인 채 나와 있다. 이중 대부분은 ‘billgates.com’처럼 결코 팔리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childsplay.com’에 13만5천달러를 지불하고 ‘digitalimagery.com’에 1백50만달러를 치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한편에는 수백달러나 수천달러의 인터넷주소 시장이 발달해 왔다. 보통은 5백∼2천달러 수준이며 정말 좋은 이름은 5천달러를 넘어간다.‘business.com’은 15만달러에 팔렸다고 보도된 바 있다.
도메인 이름의 증가는 폭발적이다. 95년 3월 미국에 등록된 도메인 이름은 5만2천5백개에 불과했다. 오늘날 미국에는 매달 12만5천개의 새 이름이 올라오고 있으며 모두 2백만여개가 등록돼 있다.
도메인 이름의 종류를 늘리는데 논란이 일고 있는 계획이 있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최상위 도메인 이름이 갑자기 확대된다면 상표권자는 자신의 상표를 방어해야 할 것이고 작은 회사는 막대한 비용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도메인 이름을 꼭 사야만 할까. 만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이름을 비싸지 않게 살 수 있다면 ‘예스’다. 그러나 남이 쓸 이름을 투기적인 목적으로 살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 한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브라우저와 다른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웹사이트로 쉽게 이끌어주게 돼 도메인 이름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날 ‘yellowcab.com’이라는 인터넷주소를 치면 로스앤젤레스의 한 택시회사에 접속하게 된다. 그러나 여러분이 사는 곳 주변의 택시회사로 쉽게 접속하는 것은 앞으로 시간문제다.
그날이 오면 수십개의 택시회사가 같은 도메인 이름을 갖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때까지는 ‘도메인광(狂)’이 웹을 지배할 것이다.
〈정리〓김홍중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