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⑪/인터뷰]성남 「여럿이학교」김종수원장

  • 입력 1998년 3월 23일 09시 04분


“아이들을 매일매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보고 보람과 감사를 느낍니다.”

‘여럿이 함께 만드는 학교’ 김종수원장(35·사진)은 ‘삶에 있어서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교육’을 평소 가르침의 신념으로 삼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머리에 지식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원장은 그래서 평소 교사가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으며 변해 가는 것이고 교사는 단지 보조 역할에 충실하는 것으로 그 소임을 다한다는 게 김원장의 지론.

“뭔가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보다 하루 하루 재미있게 놀면 성공입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눈을 자주 깜박이는 등 ‘틱장애’를 보이던 아이들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어느새 증세가 사라지곤 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거지요.”

그가 말하는 변화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만 아는 이기심, 좋지 않은 생활습관 등 함께 어울려 살아가면서 남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잘못된 태도를 바로잡자는 것.

“아이들은 혼자 하는 것은 잘해도 여럿이 함께 하는 공동체 생활에는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세상은 함께 어울려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원장은 올해부터 장애아동과 일반 아동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서머힐 스쿨의 닐 교장은 개교 16주년 기념 강연에서 ‘우리는 실험학교로 출발했지만 이제 시범학교가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여럿이 학교’도 지금은 비록 실험학교이지만 의젓한 시범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을 것입니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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