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美의 대형트럭 대처]특수단속팀 맹활약

  • 입력 1998년 3월 23일 20시 59분


‘도로의 무법자’ ‘도로의 골치덩어리’. 다름아닌 대형 트럭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내에선 대형 트럭이 과속 과적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미국의 사정은 어떨까.

미국에서도 대형트럭은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경찰의 단속의 눈길이 여간 날카로운게 아니다. 미국 경찰은 일반 승용차보다도 대형 트럭을 훨씬 더 엄격하게 감시한다. 결국 운전사들이 과속이나 과적을 자제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사고율도 낮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대형 트럭에 ‘악명’이 따라다니지 않는다.

96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는 모두 2천1백14건. 이 가운데 대형트럭에 의한 사망사고는 7.1%인 1백50건에 불과했다.

또 과속으로 적발되는 대형트럭도 전체 과속 적발 차량의 15%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뉴욕 경찰의 설명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붙어 있는 메릴랜드주의 경우도 마찬가지. 96년 사망 교통사고 8백59건중 대형트럭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7.7%(66건)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대형 트럭에 의한 사망사고 비율이 뉴욕이나 메릴랜드주보다도 훨씬 낮다.

96년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대형트럭 교통사고는 모두 39만3천여건. 이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4천7백40건으로 전체 사망 교통사고의 4.5%에 그쳤다.

이처럼 대형트럭의 사망사고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경찰의 단속이 철저하기 때문이다. 경찰서마다 대형트럭 단속은 일반 교통경찰이 아닌 특수단속팀에 맡기고 있다.

특수단속팀은 항상 과적여부를 측정하는 기기를 가지고 다닌다. 과적 과속의 의심이 가면 언제 어디서나 대형트럭을 정지시켜 조사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이뤄진 대형 트럭 불시조사 건수가 2백만건이 넘을 정도로 경찰의 단속이 철저하다.

대형트럭을 운전할 수 있는 조건도 일반 승용차와는 달리 매우 까다롭다. 총중량 2만6천파운드 이상의 트럭이나 위험물 운반차량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영업용 운전면허인 CDL(Commercial Driver’s License)을 따야 한다. 스쿨버스 운전면허와 마찬가지로 약물 알코올중독여부 등 갖가지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기능시험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5대 이상의 트럭을 소유한 운수회사는 반드시 대학에서 안전 전문교육을 받은 안전요원을 고용, 자체적인 안전프로그램을 운용하도록 돼있다. 또 모든 트럭은 매년 한차례씩 차량 검사를 받아야 한다.

〈뉴욕·페어팩스〓이현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