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경영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디자인전문회사 ‘이노디자인’이 ‘수출상품 디자인 지원’을 내걸고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86년 이 회사를 설립, 윌슨스포츠 미쓰비시전자 등 세계기업들의 디자인 용역을 맡아온 김영세(金暎世·47)사장은 “IMF체제 극복을 위해서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우리 상품이 제대로 된 디자인으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들은 당장 닥친 위기를 극복하느라 디자인 투자보다는 값싼 제품 만들기에 급급한 실정. 그러나 아무리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도 전략적 디자인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나가지 않으면 일시적인 수출증대에 그치고 만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미국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는 많지만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없습니다. 제품 디자인이 단발적이고 통일되지 않아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그가 말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보기 좋고 쓰기 편할 뿐만 아니라 제작비용을 크게 절감해줄 수 있는 디자인. 디자이너는 제품개발 단계부터 개입, 제품기능을 강조하면서도 제작비용을 낮출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 내야 한다. 또 현지시장을 충분히 이해해 시장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는 것.
그는 “한국상품이 품질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데도 제값을 못받는 경향이 있다”며 “디자인은 상품의 값어치를 높이는 필수적인 투자”라고 강조한다.
매달 한번 한국에 오는 그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유망중소기업의 디자인도 적극 발굴,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인정되는 중소기업은 당장 디자인비용을 부담하지 않더라도 상품판매실적에 따라 로열티를 받는 형식으로 디자인 용역을 맡아주겠다는 설명이다. 02―3445―6481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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