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재직시절인 92년 부패와의 전쟁인 ‘마니 폴리테’(깨끗한 손)를 지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피에트로는 22일 이탈리아 중부도시 산 세폴크로에서 ‘이탈리아 정신당’을 창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조직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자신의 정당은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이탈리아적 가치 실현과 민주주의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에트로의 정당 결성은 대권 도전을 위한 첫걸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검사복을 벗고 96년 6월 공공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이탈리아 지식인들은 그를 차기총리감으로 지목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정치경력이 짧은 그가 주도하는 신당이 총리를 배출할 정도의 힘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 피에트로도 이를 의식, 이날 “이탈리아 정신당은 ‘올리브 나무’의 이념에 공감하고 있다”며 집권연정 최대정당인 중도좌파 ‘올리브 나무’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그는 97년 11월 토스카나 자치지역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올리브 나무’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피에트로가 워낙 유명한 전국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창당은 군소정당에 당장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에트로는 부패수사를 지휘하는 검사라는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적 인기를 얻기는 했으나 검사 시절은 물론 장관 재임시절에도 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 유권자들이 정당인 피에트로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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